권위에 복종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
인간은 권위에 복종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권위주의가 배격 받고 어떤 권위에는 저항하고 반발하는 것이 현대 사회의 특징이지만, 그것은 권위라는 것이 불필요하게 과도하게 행사되어서 그런 것일 뿐, “적정한 권위”, 혹은 “필요한 권위”에 대해서는 복종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권위를 인정하거나 존중하는 정도가 아니라 ‘복종’한다고 표현을 하는 이유는 그런 욕구가 바로 강렬한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들은 ‘우두머리’의 존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누군가를 우두머리로 만들고 그에게 권위를 부여하고 복종함으로써 구성원 개개인이 안정과 편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두머리가 필요 없는 존재이며 우두머리의 권위가 구성원들을 불편하게만 한다면 이런 문화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생존과 진화의 과정을 통해 사라졌을 것입니다. 이처럼 어떤 권위에 복종하고자 하는 욕구는 자신의 생존과 안위를 위한 본능입니다.
판단이라는 것은 생존과 직결됩니다. 뭔가 판단을 해야 하는데 자신이 없을 때,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지 잘 모를 때 우리는 어떤 권위에 의존하려고 합니다. 누군가가 잘 아는 사람이, 오랫동안 경험한 사람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의 판단에 따르고 싶어 합니다.
이러한 복종 욕구는 때로 내 생각과 전혀 다른 판단도 권위 있는 사람의 의견이라면 따르게 하기도 합니다. 내 생각보다는 권위 있는 사람의 의견이 옳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권위에 대한 복종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책임지기 싫어합니다. 어떤 결정을 내렸을 때 권위에 기대어 어떤 사람의 의견을 따르면, 잘 되면 다행이고 혹시 잘못돼도 내 책임은 아니라도 회피의식이 생깁니다.
고객은 권위를 바란다.
마케팅에서 우리가 설득해야 할 대상은 고객입니다. 그런데 어떤 제품의 구매를 염두에 두고 있거나 필요성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은 사실 매우 약한 존재입니다.
뭔가가 필요하고, 어떤 문제가 있어서 해결을 하기 위해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데 과연 이 제품이 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인지, 가격만큼의 효과나 기능이 있을 것인지, 구매를 앞둔 고객에게는 모든 것이 불투명합니다. 이때 고객의 심리는 누군가 나를 확 믿게 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서 권위있는 존재를 찾습니다.
구매에 있어서 가장 큰 권위를 가진 것은 역시 브랜드입니다. 유명 브랜드는 품질, 기능, 효용에서부터 A/S까지 고객들이 불안해하는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놓고 있습니다.
굳이 의심하거나 불안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브랜드 제품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이 의심하고 불안해 하게 됩니다. 비용을 지불하는 행위, 즉 돈을 쓰는 행위는 대단히 큰 스트레스를 수반합니다.
누구에게나 돈은 소중한 것이고, 이 돈을 잘못 쓰면 큰 낭패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럴 때는 누군가 권위 있는 사람이 조언을 하거나, 권유를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어떤 경우는 다른 쪽으로 마음이 가 있다가도 권위 있는 사람이 선택을 해주면 거기에 따르기도 합니다.
고객이 우리의 제품을 놓고 고민을 하고 망설일 때 가장 권위 있는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판매자인 우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고객이 신뢰할 만한 권위를 갖추고 고객에게 이를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가 고객들에게 권위를 내보이는 것은 잘난 척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고객을 무시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고객을 안심시키고 편안하게 해주기 위한 것입니다.
고객을 안심시키기 위한 권위는 그리 엄청난 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무슨 박사라거나 어디 대학원을 나왔다거나 어느 대기업 출신이라거나, 혹은 매우 권위있는 상이나 인증을 받은 것 등은 물론 훌륭한 권위가 됩니다. 그러나 꼭 그 정도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한 업종을 오랫동안 해왔던 것은 당연히 믿고 따를 만한 권위입니다.
지금의 업종을 갓 시작했어도 철저하게 준비하고 깊이 공부했다면 그것 역시 믿고 따를 수 있는 권위입니다. 평생을 원리원칙대로만 살아왔다거나 착하게만 살아왔다는 것도 권위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밤낮으로 애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역시 훌륭한 권위입니다.
“제발 나를 설득해주세요.”
고객은 제품을 앞에 놓고 의심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확실히 믿을 만한 근거만 있다면 흔쾌히 믿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고객은 바로 우리 제품이 필요하고, 우리 제품을 쓰지 않아서 이런 저런 불편을 겪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고를 때 고객의 마음은 “제발 나를 설득해주세요”라고 애원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우리의 권위입니다.